[특별 기고] 30년 전, 악몽같은 그 때의 기억

애틀랜타 한인들의 기억 속 1987년
③ 오경석

애틀랜타 중앙일보는 영화 '1987'의 12일 애틀랜타 개봉을 앞두고 격동의 그 시절을 추억하는 한인들의 사연을 모집했다. 주로 대학생이나 청년으로서 민주화시대를 보냈던 이들이 사연을 보내왔다.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6월 항쟁을 다룬 상업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로 세상이 좋아졌음을 절감하는 이도 있었고,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악몽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이도 있었다.
어떤 기억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저편으로 밀어낼 수가 없다. 이들이 기억하는 그 시대는 잔인했고, 역사의 물결은 거셌으며, 젊은이들의 고민은 치열했다. 이들은 이제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영화속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의 뜨거운 사연을 각색없이 소개한다.


오경석
1989년 대학교 1학년때 일이다.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가려고 동대문역으로 향하는데 전경 두 명에게 검문을 당했다.

전경1: 저 손 좀 봅시다... 손바닥이 거칠거칠한데요?
전경2: 이 새끼, 너 요새 데모하느라 돌 던지지?
나: 아닙니다. 아령운동하느라 굳은 살이 좀 박힌 겁니다.
전경1: 진짜입니까?
전경2: 어디서 거짓말이야, 따라와 이 새끼야!

전경2가 내 팔짱을 끼고 끌고 가려는데 전경1이 그냥 보내자고 했다. 나는 그렇게 가까스로 닭장차를 면했지만 집에 돌아가는 내내 마음을 졸여야했다. 거의 30년이 지난 요즈음도 가끔 그 악몽에 시달린다.

시대가 좋아져 이런 영화도 나오지만 권력은 언제나 부패할 수 있다. 왜곡된 역사가 애초에 쓰이지 않도록 하는 것, 왜곡된 역사를 나중에라도 되돌리는 것 모두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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