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 안이함, 일깨워주신 하나님”

연합장로 새 임시담임 문정선 목사

7일 첫 설교 중인 문정선 목사.
7일 첫 간증 설교 통해 교인들과 첫 상견례
‘교회 안정’ 주력…새 청빙위 구성 책임
“1년 뒤 짐 싸려 이삿짐 박스 안 버렸죠”


“금년 말까지 석 달 동안은 어떤 모양이든 이웃을 향한 비난이나 원망의 말을 멈춥시다.”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의 새 임시담임으로 청빙 된 문정선 목사가 지난 7일 오전 부임 후 처음 가진 신앙 간증 설교를 통해 “석 달간 내가 증거하는 말씀을 잘 듣고 열심히 기도하면 하나님의 뜻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교인들 간의 협력을 당부했다.

노회법 규정상 정식 담임목사에 지원 또는 부임할 수 없는 문 목사는 임시 담임목사로서 새 담임이 부임하기 전까지 안정을 구축하고 교회공동체의 갈등을 봉합, 치유하면서 교회를 성경적 가치에 맞도록 이끄는 일을 하게 된다.

2년 넘게 당회장 공백을 겪어온 데다 지난 7월 70% 지지를 얻은 부목사의 당회장 선출 건이 부결되며 피로감이 켜켜이 누적된 연합장로교회가, 문 목사 부임을 계기로 후임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숨통이 트이며 예기치 않은 ‘성장통’을 매듭지으면서 한 단계 성숙하는 발전의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문정선 목사는 이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요 20:24-29)을 주제로 교인들과 처음 공식 상견례를 한 자리에서 한국전쟁 동란에 어머니를 여의고 성실하게 학업에 전념해 고려대에 진학했지만, 정작 ‘모태신앙인’임을 내세우면서 그 무렵까지 단 한 번도 성경을 읽지 않은 사실을 지인으로부터 지적받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경험을 전했다.

그래서 성경을 읽고 대학생 선교회 활동을 하다 졸업했지만, 소위 잘나가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 격주로 주일에 직장에 나가 일을 하게 되면서 예배조차 참석 못 하던 1975년 1월 어느 날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출 20:2)라는 말씀을 듣고 ‘내가 돈을 버느라 나의 구세주를 예우하는 일조차 게을리했다’는 뼈저린 반성이 느껴졌다고 했다.

문 목사는 “때마침 OM(operation mobilization) 로고스 선교선이 인천항에 들어와 통역 자원봉사자로서 함께 했고 이후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선교를 다니다 신학교(장신대)를 새로 다녔다”며 40세 즈음에 미국에 와 30여 년 이민 목회를 한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그제 아침에 출발해 샬롯에서 하루 자고 도착했다”며 “어젯밤에 책을 싸 온 박스와 옷을 싸 온 박스를 버리려 하다가, 1년 후에 도로 담아 가야지, 1년 안에 어떻게 해서든 훌륭한 담임목사님을 모시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박스를)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담임을 청빙하는데 교인 각 사람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고 의견이 충돌되거나 사소한 일에 자존심을 상하기도 한다”며 “고등교육을 배운 지성인으로서 서로 의견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예수를 믿는 신앙인의 태도이고, 내 설교를 통해 교인들이 치유되고 믿음의 역사가 일어나 연합장로에 적합한 분, 하나님도 기뻐하시는 목사가 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 사무총장을 지낸 문정선 목사는 재임 시절 애틀랜타를 몇 차례 다녀간 인연이 있지만, 이곳의 개별 교회들과 특별한 유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연합장로교회가 속한 미국장로교단(PCUSA)의 애틀랜타 노회와 당회 측은 청빙 대상자들 가운데, 혹시 있을지 모를 이해관계의 복잡성을 고려해 연합장로와 전혀 관련이 없는 청빙 대상자를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회와 노회 측은 문 목사 청빙에 앞서 일정한 요건을 갖췄는지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미국 장로교회 소속 목회자 ▶임시목사 트레이닝을 거친 목회자 ▶목회 경력 15-20년 이상 목회 경험 풍부한 목회자 등이 기본 자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갈등 관리’(conflict management) 경험 또는 지식을 갖춘 목회자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목사의 임기는 1년이다. 노회법상 연임될 수 있지만, 그 전에 새 담임목사가 청빙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빙위원회는 추후 새롭게 꾸려질 전망이다. 문 목사는 교회가 안정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청빙위를 구성하게 된다. ‘교회가 안정됐다고 판단하는 적정한 시기’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노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따로 정해진 시기는 없고 임시담임 목사가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정선 목사는 지난 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예배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 인사를 하는 것이 교인들에 대한 예의라며 부임 전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고사했다.

그는 “나 자신은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내 삶을 주님께 드린 데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면서 “나의 주인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좋은 분인지 최선을 다해 여러분께 알리려 한다. 내 칠십 평생의 경험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함께 따라가는 것이 영광의 삶임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교에서 권면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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