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펼쳐지는 '예비 FA 포수 전쟁' 양의지 VS 이재원

한국시리즈서 만난 데뷔 동기 포수
공·수 겸비에 시즌 직후 FA 공통점
고교시절엔 평가 더 좋았던 이재원
프로서 국내 최고로 성장한 양의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안방을 지킨 양의지(왼쪽)과 이재원. 연합뉴스
한국시리즈에서 격돌 중인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안방마님 양의지(31)와 이재원(30)은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프로 동기생인 둘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 선수가 된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하고, 투수를 다독이는 리딩 능력도 닮은꼴이다. 이들의 어깨에 한국시리즈(KS) 우승컵의 향방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의지와 이재원은 2006년 프로 입단 동기다. 양의지가 1987년생, 이재원이 1988년 2월생이다. 포지션도 같고,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 두 사람은 절친하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둘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재원은 "집중하려고 일부러 이야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의지가 먼저 농담을 해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고 했다. 양의지는 '두산 타자들이 타순이 돌 때마다 전략이 바뀌더라'는 이재원의 말을 전해듣도 "명포수가 여기 있었네"라며 껄껄 웃었다.

인천고 재학 시절 이재원
아마추어 시절까진 이재원이 양의지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재원은 인천고 2학년이던 2004년 인천고를 대통령배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연고지 팀 SK는 2006년 1차 지명에서 동산고 에이스 류현진을 제치고 이재원을 선택했다. 계약금은 2억5000만원.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양의지는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뽑혔다. 계약금은 3000만원에 불과했다.

프로입단 이후 성장 속도는 양의지가 빨랐다. 입단 2년 동안 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던 양의지는 2008년 경찰 야구단에 입단했다. 경찰청에서 경험을 쌓은 양의지는 전역 후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0년 주전으로 낙점됐고, 그 해 타율 0.267에 20홈런을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5년엔 두산을 14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다. 강한 어깨와 단단한 블로킹은 물론 타격 능력까지 갖춘 '팔방미인' 양의지에게 '국내 최고 포수'란 평가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2010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 신인상을 수상한 양의지.
이재원은 입단 초기부터 수비보다는 타격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왼손 투수 상대 능력이 뛰어났다. 마스크를 쓰기보다는 주로 대타나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프로데뷔 첫 홈런도 2007년 개막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해 류현진을 상대로 때려냈다. 하지만 당시 SK의 안방은 명포수 박경완(현 SK 배터리코치)이 지키고 있었다. 박경완이 은퇴한 뒤에도 이재원은 4년 선배 정상호에 밀렸다. 프로 데뷔 이후 5년간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상무에 입대했다.

2014년부터 이재원의 시대가 열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뛰면서 타율 0.337, 12홈런을 기록했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비 능력도 조금씩 향상됐다. 지난해엔 데뷔 후 최악의 부진(타율 0.242)을 겪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12㎏을 감량하며 절치부심했다. 덕분에 데뷔 후 가장 좋은 OPS(장타율+출루율, 0.919)를 기록했다. 듬직하게 팀을 이끄는 주장 역할도 잘해냈다. 늘 웃는 얼굴로 공을 받아내 투수들의 신망도 깊다. SK 투수들이 "FA 시장에 나간다 해도 이재원을 꼭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4일 KS 1차전에서 안타를 때려내는 양의지. 연합뉴스
가을야구 경험은 양의지가 훨씬 많다. KS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무려 50경기에 출전했다. 2016년 KS에선 공수에서 맹활약해 MVP까지 차지했다. "이번엔 MVP를 동료들에게 양보하겠다"고 할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이재원은 올해가 첫 가을야구나 다름없다. 그 전까지는 주로 백업으로 나섰다. 이재원은 "가을야구에 주전 포수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넥센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굉장히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원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발뒤꿈치를 다쳤지만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둘 모두 기대대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원은 플레이오프 포함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323(31타수 10안타), 2홈런·4타점을 기록중이다. KS 3차전에선 페이크 번트 이후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기동력이 뛰어난 두산의 도루 성공률도 50%(6번 시도, 3번 성공)로 막아냈다. 양의지도 타격감이 좋다.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타점을 올렸다. 삼진은 2개 밖에 당하지 않았고, 볼넷도 4개나 얻었다. 4차전에선 부상중인 김재환을 대신해 4번으로 배치돼 멀티히트를 때렸다.

KS 4차전에서 투수 김광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재원.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둘은 KS가 끝나면 나란히 FA 선수가 된다. 두 선수를 탐내는 팀들도 많다. 아직 30대 초반인 데다 공수 모두 뛰어난 포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포수로는 역대 최고 계약을 맺은 강민호(삼성·4년 80억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원 역시 대형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활약에 따라 몸값이 더욱 오를 수도 있다. 2승2패로 맞선 두산과 SK의 5차전은 10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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