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백신 만능’ 안통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돼도
미국인은 “개인 자유 우선”
접종률 낮으면 방역 효과 0%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만능 약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20일 애틀랜타 저널(AJC)의 보도에 따르면 의사를 비롯한 보건 전문가들은 수개월 또는 1년 후 코로나19 백신 사용이 승인돼도 많은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꺼려 방역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신에 대한 회의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러 여론 조사에서 ‘백신 접종을 받겠다’는 응답률은 60% 정도다. 이에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홍역이 확산하자 여러 주에서 전염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 예외 대상을 줄여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의 보수 진영에서는 정부 불신 때문에, 진보진영에서는 안전성을 믿지 못해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공보국장 출신인 글렌 노왁 조지아대(UGA) 커뮤니케이션 센터장은 지적했다. 따라서 “백신이 나온다 해도 접종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수 주간 전국에서 자택 대기 조치에 항의하는 반 백신 행동파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내세우며 주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페이스북 ‘백신 강제 반대’ 그룹의 팔로워는 14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건강을 내 문제로 만들지 말라”고 요구한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보건 전문가들이 아무리 권고해도 ‘개인의 자유가 먼저’라는 식의 반응이다.

뉴욕시립대학의 스콧 랫찬 교수팀이 최근 전국 최악의 코로나19 핫스폿인 뉴욕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백신 접종에 응하겠다고 답한 히스패닉 주민은 30%에 불과했다. 이어 흑인 50%, 백인 71%, 아시안 73% 등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계 주민들은 백신 접종 기록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고, 흑인들은 연방정부 주관으로 지난 1932년 시작된 ‘터스키지 실험’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앨라배마 흑인 커뮤니티에서 행해진 이 실험에서 의료진은 400명의 흑인 남성 매독 보균자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최장 40년간 질병의 진행 과정을 연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의학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올가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창궐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백신 접종 홍보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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