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아래서] 시간은 우리에게 과거를 남긴다

영국 시인이었던 에드워드 피츠제럴드의 '솔로몬의 인장'을 통해 알려진 뒤 링컨 대통령의 연설문에 등장해서 더 유명해진 금언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은 슬플 때 기뻐할 수 있는 반지를 만들어 달라는 왕의 명령에 현자들이 반지를 선물하며 그 안에 새겨넣었다는 우화에서 유래했다.

이후 찬송가 작사자로 활동했던 란타 스미스는 이렇게 위로의 시를 남겼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내며 /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 / 매 순간,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이 사라지게 하고 / 힘겨운 한 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하라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중략)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 그리고 세상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됐고 웅대했던 일도 / 지상에서 잠깐 스쳐 가는 한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중에서)

관조의 마음은 지혜로운 통찰이다. 우리는 우리 시대가 만난 이 어려운 시간에 부서지고 상처받은 마음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시간에 모든 것을 맡겨도 좋은 것인가.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이들에게 시간은 적이 아니다. 그러니 이 지혜로운 금언은 분명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하지만, 시간은 지나갈 뿐 아니라 우리에게 과거를 남긴다. 전도자는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라고 말한다.

칼이 흙을 만나면 붙들려 녹슬게 된다. 칼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무디어지고, 결국 녹슨 쇳조각이 되고 만다. 그저 땅에 꽂혀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흙은 선명하게 과거를 만든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끈기도 양분도 없는 마른 모래는 칼을 녹슬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칼을 세울 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만나면 그 탐욕의 우상들을 붙잡고 무디게 한다. 우리가 영생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기심과 싸우며, 불의에 분노하고, 선을 붙잡는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만났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슨 과거를 남길 것인가. 그때 사랑으로 서로 붙잡았고, 기도로 탄식했으며, 말씀으로 다시 일어났기에 "이 또한 새롭게 되었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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