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아래서] 우리는 '코로나'와만 싸우는 게 아냐

위로할 사람이 아무도 없이 모두가 아플 때가 있다. 어디를 보아도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만이 지나치는 그런 날이 있다. 어디를 보아도 파도와 폭풍우만 치는 그런 바다가 있다. 모두가 지쳐있기에 서로 안부를 묻기도 어색한 하루도 있다.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 보이는 이런 시간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와 전투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와만 싸우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과 싸우고 한숨 그리고 불안과도 싸운다. 그러다 보니 사랑하는 식구들에게조차 싸움을 걸며 날카롭고 까칠해진다. 예전 아이들이 밖에서 싸우고 오면 속이 상한 엄마가 하는 말이 있었다. "야 왜 맞고 다녀? 너두 같이 때려줘" 아이가 말한다. "그럼 개가 또 때려" "그럼 너두 또 때려야지" 이때 아이가 천고의 지혜를 말한다. "엄마 그럼 언제 놀아? 걔가 때리고 내가 때리고… 언제 놀아? 난 놀고 싶단 말이야" 영화 '우리들'에서도 나왔던 한 아이의 대사는 우분투만큼이나 신선했다. 싸워야 할 일이 있다. 그러나 사랑까지 잊어버리고 싸울 일은 없다.

코로나에게 지치고 불안과 외로움과 싸우느라고 우리의 사랑도 잊혀져가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모두 사랑할 하나님의 형상들이며 한 몸이 된 하나님의 성전들은 더욱더 그렇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때에도 땅 아래 조금만 내려가면 따스한 동굴이 있다. 폭풍우 속에도 조금만 깊이 내려가면 평온하고 조용한 바다가 있다.

이제 우리는 싸움 때문에 바빠서 잃어버리고 또 잊어버렸던 사랑에게 조금 더 깊이 내려가야 한다. 무너지지도 흔들리지도 않고 여전히 우리를 영원히 지키시는 그 하나님께 가까이하는 것이 복이다. 고독과 불안을 없애려고 그것들에게 자신을 온통 바치기보다 사랑할 이들에게 당신을 주는 것이 복이다.

하나님께서 죄를 이기신 길은 바로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그리스도가 오신 성탄은 무너져가는 세상도 무서운 상처를 남기는 죄악들도 감당할 수 없는 평강이었고 사랑이었다. 천사도 사탄도 어떤 권세도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리고 죽음도 이길 수 없는 사랑이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받은 이 사랑을 사랑해주자. 사랑에게 물을 주고 따뜻한 햇살에 내어놓고 바나나 껍질도 썰어서 묻어주자. 우리의 사랑이 하나님의 나라를 풍성하게 채울 때까지.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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