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성급히 재개했다 확진자 생겨"

한인교계 '실내예배 재개' 반응

가주 지역 교회의 실내 예배가 허용됐다. 반면 한인 교회들은 대체로 실내 예배 재개에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해 6월 LA주님의영광교회가 한차례 실내 예배를 진행할 때 모습이다. 김상진 기자
교회 규모 관계없이 애로사항도
교인들도 "급할 필요는 없어"

연방법원 판결 교회 측 유리해도
현실적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교회들은 이미 한차례 아픔이 있다.

지난해 7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가주에 재봉쇄 명령이 내려졌다.

한동안 재개됐던 각 교회의 현장 예배 역시 다시 중단됐다.

이번에 연방법원이 교회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어도 한인 교계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방법원은 지난 5일 가주 정부의 실내 예배 금지 조치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현재 연방대법원의 보수적 색채를 진하게 드러내고 있다.

현재 연방 대법관은 총 9명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면서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판사 6명 진보 성향 판사 3명으로 나뉘게 됐다. <본지 2020년 10월6일자 A-16면>

이번 판결 역시 연방대법원의 구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법관 중 6명이 교회 측 입장을 지지했고 3명이 반대했다.

이번 결정은 샌디에이고 지역 사우스베이연합오순절교회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그동안 실내 예배 문제를 두고 남가주 지역 교회들은 잇따라 법적 싸움을 벌인 바 있다. 패서디나 지역 하비스트락처치 선밸리 지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 등이 계속해서 당국과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번 판결에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은 "헌법이 규정한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 침해 여부를 판단했다. (주정부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역시 "인원을 제한한다는 것은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규제나 제한은 (주정부의) 재량으로만 가능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완전히 실내 예배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 대면 예배는 허용하되 찬송 등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은 제한했다.

이에 대해 소송에 관여된 교회들은 계속해서 소송을 진행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사우스베이연합오순절교회 관계자는 8일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계속해서 종교의 자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며 "찬송 자체를 제한한다면 예배 역시 제약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강경한 일부 주류 교회들과는 다르게 한인 교계는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해 재봉쇄령이 내려지기 전 이미 교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경종이 울리고 있었다. 현장 예배를 재개했다가 확진자가 발생해 예배 중단을 발표한 교회가 속속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확진자가 나와 급하게 실내 예배를 중단했던 A교회 한 관계자 김모 목사는 "그때 확진자가 동시에 3명이나 나왔다. 교인들 사이에서도 교회 결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번에는 절대 성급하게 재개하지 않을 것이다. 법원 판결과 별개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추이를 파악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인 중에서도 성급한 재개 결정은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교인 박윤경(48ㆍ어바인)씨는 "설령 출석중인 교회에서 실내 예배를 진행한다 해도 우리 가족이나 부모님은 당분간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배에 대한 열망 문제를 떠나 지금은 공공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모임을 자제해야 한다. 굳이 실내 예배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교회 등 종교 기관을 사회의 영리 기관과 비교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데이비드 최 목사(리버티신학교)는 "타영역의 기관은 문을 열었는데 '교회 예배'를 금지했다고 이를 비교해가며 종교적 핍박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교회는 영리 단체가 아니다. 이럴때일수록 교회만큼은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오히려 모범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형교회의 경우 이번 판결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판결대로라면 수용 규모가 1000명일 경우 실내 예배를 진행하면 250명이 참석할 수 있다. 사실상 수백명이 모이는 예배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중대형교회 입장에서는 코로나 확산 위험이 존재하는 가운데 실내 예배 진행이 부담이 된다.

소형교회라고 실내 예배를 마음껏 진행하는 건 아니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교인 수는 50명이 채 안되지만 예배 장소가 워낙 협소하기 때문에 교인 간 6피트 거리 두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지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방역 수칙을 규정대로 지키면 참석 가능 인원은 10명도 안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교회 문을 열어야 하는지도 고민중이다. 안전을 위해 몇 주 더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주 정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추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가주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색깔로 분류한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가장 위험한 상황인 보라색(대유행) 단계에서는 실내 예배가 금지됐었다. 현재 LA카운티 오렌지카운티 등은 가장 위험한 보라색 단계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따라 인원 제한 조건(25% 이내)으로 보라색 단계에서도 실내 예배를 진행할 수 있다면 주정부는 그에 따른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 또 제한 조건을 좀 더 완화한다면 시기 기준 등도 마련해야 한다.

LA지역 주님의영광교회 한 관계자는 "연방법원이 판결을 내렸다고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우리 교회 같은 경우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본다"며 "25% 인원만 실내 예배가 가능하다면 우리 교회는 1000명이 넘는다. 현실적으로 이 시기에 실내 예배 재개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런 우려는 현재 가주 정부의 색깔별 가이드라인에 기인한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적갈색(고위험ㆍ4단계 중 2단계) 단계로 진입할 경우 교회 등 종교 시설은 기존 정원의 '25% 또는 100명 이내'로 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실내 예배가 가능하다.

이번에 연방법원 판결에 근거해 주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변경한다면 가주 전역의 교회를 이 적갈색 단계 기준을 적용하되 25% 인원은 그대로 두고 '100명 이내' 조건을 삭제해야 한다. 출석 교인수가 수백 수천 명에 달하는 중대형 교회들이 이번 판결을 두고 "좀 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1월에도 가톨릭 유대교 측이 코로나19로 인해 예배 참석자 수를 제한한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본지 2020년 12월4일자 A-3면>

당시 연방대법원은 "보건 전문가들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 판단 등을 존중하지만 헌법의 가치를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예배 규제는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는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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