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가게 이민자 부부의 ‘인생역전’

코로나 절망상황 분투기
SNS 올려 벼락스타로
120만불 모여 … 출판 계약

세바스티안 그레이시(오른쪽)와 크리스티 키스너 부부. [인스타그램 캡처]
세바스티안 그레이시와 크리스티 키스너 부부는 2019년 페루에서 라즈웰로 이주해 모든 영혼을 담아 ‘크리스티의 키친’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차렸다.

카페가 오픈한 때는 크리스마스 며칠 전이었다.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져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희망은 절망으로 급변했다.

카페에서 몇 시간씩 보내는 단골들은 부부가 어떻게 해서든 가게를 꾸려나가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중 한 사람이 인스타그램 ‘휴먼스 오브 뉴욕’ 운영자인 브랜든 스탠턴이었다.

스탠턴은 지난달 부부가 걷고 있는 어려운 삶의 여정을 자신의 1100만 팔로워와 공유했다. 부부는 갑자기 인스타그램의 스타로 떠올랐고, 카페 후원에 120만 달러의 후원금이 쇄도했다. 키스너는 소셜 미디어의 유명세 덕에 요리책 출판 계약도 따낼 수 있었다.

키스너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누구나 겪는 문제들과 두려움을 느끼는 보통 사람인데 우리 이야기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아마도 그들도 우리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포스팅된 뒤 줄을 설 정도로 고객이 늘었고, 상당수는 다른 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부부의 이야기와 먹거리로 인해 받은 감명을 전하고 싶어 가게를 찾았다.

그레이시는 페루에서 심장마비를 겪은 지 3년도 채 안 됐다. 파산과 함께 20년 넘게 키워 온 가구제조업도 폐업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곤 도무지 없는 듯했으나 6~16살 딸 5명이 있었다.

그레이시는 마침 형이 살고 있던 라즈웰에서 크리스티스 키친을 열기로 결정했다. 키스너는 자가면역질환과 셀리악 병을 각각 앓고 있는 두 딸의 간병을 위해 연구한 끝에 글루텐 프리 음식 전문가가 되었고, 2018년 ‘나의 건강 키친’이라는 요리책도 발간했다.

이런 사연으로 부부는 라즈웰에서 자연식품을 지향하는 베이커리 카페를 차렸다. 그러나 오픈 하루 전 투자자이자 친구가 글루텐 프리 식당으로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마음을 바꿔 발을 뺐다. 부부에겐 200달러밖에 없었고, 그 돈으로 겨우 필요한 재료를 사서 작은 가게 문을 열었다. 몇 달 치 렌트비가 밀렸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가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많은 사람의 가슴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병원에 있을 때 ‘이대론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티에게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죠.” 그레이시의 말대로 부부는 라즈웰에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새로운 삶을 가꾸어가고 있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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